이 책에는 다음과 같은 4가지 관징(寬淨) 스님의 글과 관징 스님 정토선과 인연있는 분들의 체험기가 있다.
1. 극락세계 여행기
2. 정토선 원리
3. 인간정토를 이룩하는 원리
4. 우주적 깨달음
5. 관징 스님 정토선과의 인연
이 4가지는 단계별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읽는 사람은 자기 경계에 따라 1단계만 읽을 수도 있고, 끝까지 다 읽을 수도 있다.
1. 극락세계 여행기
이 이야기는 쉽고 재미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 없이 읽어 내려갈 것이다. 그러나 만일 이 이야기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읽어간다면 그 안에서 우리는 재미를 넘어서 엄청난 삶의 보석을 찾아낼 수 있다. 기독교 성경에서는 천국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거의 없어 많은 사람들이 단테의 신곡이라는 소설을 통해서 천당과 지옥에 대한 이미지를 갖는다. 불교의 극락에 대해서는 아미따경이나 무량수경에 꽤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다. 그러나 이 「극락세계 여행기」에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 경전에서 다루지 않은 아주 자세한 극락세계의 모습을 우리 눈높이에 맞추어 이야기해 주고 있다.
이야기는 1967년으로 되돌아간다. 당시 중국은 문화대혁명이 시작되면서 모든 종교를 ‘네 가지 옛것’이라는 이름으로 쓸어버렸다. 손 안에 붉은 색 모택동 어록을 든 어린 학생들은 홍위병이라는 이름으로 지나가는 기차를 세워 타고, 재산을 몰수하고, 아버지까지 고발하는 전대미문의 반문화 반인륜 혁명을 진행시켰다. 전국의 모든 절은 단 한 군데도 남기지 않고 스님을 쫓아내고 불상을 비롯한 모든 시설들을 부셔버렸다. 그 결과 스님들은 모두 환속하였고, 목탁소리는 완전히 끊어져버렸다.
당시 43살이었던 관징 스님도 홍위병에게 쫓겨났지만 몰래 자기가 주지로 있던 마이셰옌사(麥斜岩寺) 뒤 미륵동굴에 숨어서 혼자 열심히 수행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누가 부르는 것 같더니 불가사의한 힘에 끌려 동굴을 나와서 걷다가 관세음보살의 화신을 만나 극락세계를 여행하게 된다. 그때 도솔천을 비롯한 하늘세계를 들러 극락세계에 가서 하품에서 상품까지 돌아보았던 이야기를 기록한 것이 「극락세계 여행기」다. 본인은 그 모든 일정이 20시간쯤 걸린 것 같았는데 실제 이 세상으로 돌아와 보니 6년 반이라는 세월이 지나버렸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선정에서 본 경계도 아니고, 관징 스님이 특별히 기도를 해서 이룬 결과도 아니었다. 그것은 온전히 관세음보살과 아미따 붇다께서 대승불교의 꽃을 피운 중국에 불교가 완전히 사라져버린 것을 보고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주기 위해 마련한 프로젝트에 관징 스님이 뽑혀서 다녀왔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징 스님은 다녀온 뒤 다시 종교자유가 선포되자 폐허가 된 중국 불교를 일으키는데 온 힘을 쏟았고, 미국을 비롯하여 동남아와 한국에 극락을 알리는데 온 힘을 다하다가 입적하셨다.
만화처럼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경전처럼 무거운 내용을 가진 「극락세계여행기」다.
2. 정토선 원리
「극락세계 여행기」를 읽고 ‘나도 이런 극락에 가고 싶다’고 생각이 들면 바로 이어서 「정토선 원리」를 읽어야 한다. 정토선이란 바로 극락에서 실행되는 수행법이기 때문이다.
불교에서 궁극적인 도를 이루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선(禪)수행하고 있지만 오탁악세인 이승에서 깨달음을 이룬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 가면 다시는 물러서지 않는 극락에 가서 깨달음 얻으려고 염불하는 것을 정토수행이라고 한다. 정토선은 바로 정토와 선을 합쳐서 더 이상 줄일 수 없을 정도로 가장 쉽게 만든 수행법이다.
「정토선 원리」에서는 이런 수행법의 원리를 아주 쉽게 정리하여 놓았다. 군더더기 없이 꼭 필요한 이야기만 알기 쉽게 써놓았기 때문에 특별히 설명하지 않아도 누구나 읽어 가면 정토선 수행법을 이해할 수 있고, 바로 실천에 옮길 수 있다. 이 수행법의 특징은 첫째 단계가 뚜렷하게 나뉘어 있고, 그 단계를 눈 밝은 선지식이 없더라도 스스로 검증이 가능한 것이다. 오로지 “나모아미따불” 6자 염불을 열심히 하면, 언젠가 몸속에서 염불소리가 나는 자성염불 단계가 되고(이것은 정토선의 으뜸가는 특징이다), 그때는 입으로 소리 내서 염불하지 않고 그 소리를 집중해서 듣기만 하면 일념(一念)단계에 들어가고, 거기서 더 나아가면 그 염불소리마저 없어지는 무념(無念) 단계가 되면 이른바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이다.
관징 스님은 이 수행법이 관징 스님의 수행법이 아니고, 극락세계 수행법이고 불보살께서 일러주신 수행법이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3. 인간정토를 이룩하는 원리
불교적인 유토피아를 이 지구상에서 이룩하는 원리를 제시한 것이다. 경제사상사를 전공한 옮긴이는 일찍이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을 읽고 감동을 받았고, 그 뒤 「공자의 유토피아」라는 논문을 썼으며, 성경과 꾸란, 그리고 불경에서 인류미래를 해결할 유토피아적 경제사상을 찾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었다. 그 가운데 불교는 비물질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내용이 많아 현실적인 물질문명의 위기를 해결하는 유토피아를 찾기 어려웠다. 그런데 관징 스님의 유토피아를 읽는 순간 인류의 문제, 해결할 사람, 해결할 사람을 양성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였고, 핵 재난이나 인구문제 같은 아주 구체적인 보기를 친절하게 들고 그 해결 방업을 제시하고 있어 참으로 놀랬다.
결국은 우주라는 하나의 더할 수 없이 큰 심령을 깨달은 사람들만이 인류를 구할 수 있다는 주장인데, 그런 깨달음을 몸으로 자성을 깨닫는 신성각(身性覺)이라고 했다.
어린 학생시절부터 이 신성각을 이루기 위한 특별교육을 하는 학교를 세워 이 유토피아론을 현실화시켜보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 가운데 그런 실천가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4. 우주적 깨달음
옮긴이가 관징 스님을 연구하면서 이 「우주적 깨달음」을 읽고 관징 스님이 매우 위대한 고승이라는 생각을 굳혔다. 어떤 경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나 자기가 깨달은 경계를 내세우는 정도가 아니라 최고의 깨달음인 우주적 깨달음을 종횡무진으로 설명해 나간다. ‘통일체 우주관’ ‘모두지만 몸통이 없는 것’ ‘부분이지만 나눌 수 없는 것’처럼 꽤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고 경전에 나온 비슷한 용어들을 수없이 반복하고 있기 때문에 옮긴이에게는 솔직히 번역하기에 벅찬 논문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어려운 논리를 전개하였지만 결론인 ‘우주적 깨달음을 얻는 방법’은 매우 단순하고 쉬웠다. 그리고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이었다.
붇다는 중생들에게 반드시 ‘나모아미따불’을 염불하도록 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붇다가 우주적 각오ㆍ우주적 진리ㆍ우주는 붇다ㆍ붇다는 우주 같은 것을 가르치려는 뜻에 가장 잘 들어맞는 것이다.
아 ! …
인류는 반드시 ‘나모아미따불’ 염불을 해야 한다! 더 미룰 시간이 없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萬物)과 감각이 있는 모든 생명(衆生)은 반드시 ‘나모아미따불’ 염불을 해야 한다. 더 늦출 시간이 없다!
5. 관징 스님 정토선과의 인연
이 장에서는 관징 스님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직접 지도를 받고 수행해본 10명과 중국 본토에서 2명의 제자에 대한 이야기를 실었다. 이 내용은 1,000쪽이 넘는 "극락 가는 사람들"에 실린 내용에서 극히 일부분만 골라낸 것이다. 멀리만 느껴졌던 극락과 염불수행이 바로 가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읽는이 여러분들이 발심하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믿는다.
이 책을 읽은 모든 이들이 앞에서 본 5가지 글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모두 극락에 가서 태어나거나 이승에서 수행을 통해 우주적 깨달음을 얻는 실마리가 되기를 간절히 빌어마지 않습니다.
2016년 3월 15일
보정 서길수 합장
관징(寬淨) 스님의 간추린 한 살이(一生)
관징 스님은 1924년 7월 14일 중국 푸졘성(福建省) 푸졘현(浦田縣) 한쟝구(涵江區) 장볜진(庄邊鎭) 황양촌(黃洋村)에서 태어났다. 1931(7살)년 푸졘성(福建省) 카이핑사(開平寺)로 출가해서 1941(17살)년 광둥성(廣東省) 난화사(南華寺)에서 쉬윈(虛雲) 화상을 스승으로 구족계를 받았다.
1957(34살)년 윈쥐산(雲居山)에서 조동종(허운 화상은 정법안장에는 洞雲宗이라 썼다) 47대 쉬윈(虛雲)ㆍ꾸옌(古嚴) 화상으로부터 48대 관징(寬淨) 푸씽(復興) 선사에게 전하는 정법안장(正法眼藏)을 받았다. 1962(39세)년 이후 껑디핑사(坑底坪寺)ㆍ수이롄사(水聯寺)ㆍ셴포사(仙佛寺) 당가(當家)를 지냈고 마이셰옌사(麥斜岩寺)의 주지를 맡아 수행에 전념하였다.
1966(43살)년 문화대혁명이 시작되면서 홍위병에 의해 강제 환속(還俗)되었으나 2달 뒤 다시 잠적하여 동굴에서 수행에 몰두하던 중, 다음해인 1967(44살)년 10월 25일 관세음보살님의 인도를 받아 서녘 극락세계로 떠나게 된다. 이어서 극락세계의 9품 연꽃의 여러 경계를 참관하고 돌아오니 1974(51살)년 4월 8일이었다. 하늘나라와 극락을 하루쯤 다녀온 것처럼 느꼈는데 실제로 돌아와 보니 6년 5개월이란 세월이 지나가 버린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본문 참조).
1979(56살)년 중국이 대외개방을 시작하며 종교 활동을 허가하자 다시 절로 돌아와 카이핑사(開平寺)ㆍ마이셰사(麥斜寺)ㆍ산휘사(三會寺) 주지를 지냈다. 푸졘성 셴여우현(仙遊縣) 산휘사(三會寺) 주지로 있을 때, 늘 하루나 이틀씩 선정에 들곤 하였는데, 1980(57살)년 12월 23일부터 29일까지 6일 반 동안 선정에 들어 주위를 놀라게 한 이야기는 지금도 스님들 사이에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다. 이 때 귀의한 제자들이 많았다고 한다.
1982(59살)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의 Mahayana Temple(大乘寺), 샌프란시스코의 Norras Temple(諾那寺), 로스엔젤리스의 Pho Da Son Quan Am Bo Tat Tu(普陀山 觀音菩薩寺)와 Prajna Buddhist Mission(般岩修德善堂) 같은 절에서 행각승으로 있으면서 불법을 폈다. 미국에서 설법한 내용을 바탕으로 극락 다녀온 이야기를 "붇다나라와의 별난 인연(佛國奇緣)"이란 책으로 내고, 극락 가는 수행법인 "정토선 원리(淨土禪精義)"의 출간을 준비하며 미국 신도들의 수행을 이끌었다.
1984(61살)년 미국으로 건너간 지 2년 만에 미국 제자 와이콴(慧群, LA 관음보살사 주지) 스님과 함께 고국으로 돌아와 당시 불교 재건 상황을 파악한 뒤 본격적인 사찰 복원불사를 시작한다. 관징 스님은 미국 영주권을 20년 이상 가지고 있었지만 절반 이상을 중국에서 살면서 17곳의 사찰을 직접 다시 세우거나 증축을 도왔다(仙游縣 : 天馬寺, 麥斜岩寺, 善果巖寺, 滴水巖寺, 香山寺, 西方寺, 三會寺, 仙門寺. 永春縣 : 淸泉巖寺 허운 화상 사리탑. 德化縣 : 靈鷲巖寺, 彌勒大殿, 觀音巖. 永泰縣 : 仙佛寺). 관징 스님이 관계된 절은 모두 가난하고 스님들도 공부를 못한 분들이라, 관징 스님은 이런 분들에게 3개월 속성과정으로 불교 기초와 법회 방식을 가르쳐 절에 머물도록 하여, 대부분이 문맹인 시골 마을 사람들에게 불교를 생활화하도록 해 주었다. 실제로 그런 시골의 조그마한 절이나 농부들이 관징 스님을 살아있는 붇다(活佛)라고 하는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살아있는 붇다가 아니라 요즈음 말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불사였다. 이와 같은 불사는 모두 미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한국에 다니며 직접 모은 성금으로 이룩한 것이었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의 수많은 절에서 지도하고, 수많은 절을 새로 세우거나 수리했지만 어느 한 절에 적을 두고 계속 머문 적이 없었다. 늘 스스로를 ‘구름처럼 떠도는 중(雲遊僧)’이라 부르며, 필요한 곳에 가서 필요한 것을 도와주었다. 필요에 따라 어떤 절 주지라고 한 적은 있으나 불사가 끝나면 그 절을 현지의 스님에게 넘기고, 또다시 구름처럼 거침없이 미국으로, 싱가포르로, 홍콩으로, 한국으로 돌아다니며 행각승 노릇을 이어갔다.
미국으로 건너가 터를 잡은 5년 뒤 1987년, 싱가포르 강연을 바탕으로 "극락세계 여행기(極樂世界遊記)", "정토선 윈리(淨土禪精義)"란 책이 발간되어 본격적으로 대만, 홍콩, 싱가포르, 중국, 한국에 퍼지게 된다. 이 두 책이 퍼지면서 관징 스님에 대한 평가는 크게 두 가지로 갈린다. 하나는 ‘관세음보살의 영험으로 극락을 다녀와 쓴 여행기는 극락이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가는지를 알려주는 좋은 지침서’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극락을 다녀왔다는 이야기는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아마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이후 계속 중국 본토에 남아 있던 스님들이 쓴 책 가운데 이처럼 커다란 반향과 논란이 있었던 것은 없었을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따로 출판한 "극락 가는 사람들" 5~6마당 참조).
중화권의 이와 같은 평가는 "극락세계 여행기(極樂世界遊記)"에만 집중되어 있고, 이상하다고 할 정도로 극락에 가는 수행법을 상세하게 다룬 "정토선 원리(淨土禪精義)"에 대해서는 단 한 줄의 평가도 이루어지지 않았다(최근에는 조금씩 소개는 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정토선을 수행하는 단체도 생기고 실제로 "정토선 원리(淨土禪精義)"에 나온 수행법에 따라 수행하여 수행법의 고갱이(核心)라고 할 수 있는 자성염불(自性念佛)을 이룬 사람도 많이 생겨났다는 것은 특기할만한 사실이었다. 이것은 1997년 한국 불교단체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뒤 2004년까지 8년간 모두 16차례에 걸쳐 한국에 와서 전국 여러 곳에서 100회가 넘게 정토선 염불이 극락 가는 지름길이라는 것과 그 구체적인 방법을 강의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2007년 음력 6월 19일(양력 8월 1일) 푸졘성(福建省) 셴여우현(仙遊縣) 산휘사(三會寺)에서 세상을 떠났는데, 세속 나이 83살(한국 나이 84살), 출가 나이(法臘) 76살이었다. 셴먼사(仙門寺)에서 다비할 때, 89알(顆)의 사리가 나왔는데 현재 중국, 대만, 한국에서 제자들이 모시고 있다. (관정 스님 일대기 "극락과 정토선" 참조).